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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카라학원 기억과 기록] 피 흘려 지킨 형제의 나라…300여 점 유물로 기억하다

작성자 : 아시아문화연구원 날짜 : 23/02/18 12:21 조회 : 98

[앙카라학원 기억과 기록] 피 흘려 지킨 형제의 나라…300여 점 유물로 기억하다

 


1951년 튀르키예 군인들은 전쟁으로 상처 입은 아이들의 부모를 자처하며 ‘수원앙카라학원’을 세웠다. 한국전, 그 참혹했던 전쟁 속에도 튀르키예 군인들은 수원 앙카라 학원에서 이 땅의 아이들을 보호하고 가르쳤다.

 70년이 지난 지금 점차 희미해지는 앙카라학원의 의의를 재조명하기 위해 중부일보는 8월 13일부터 21일까지 튀르키예 이스탄불·앙카라 참전용사회, 튀르키예 국방부 군사역사기록보관소, 주 튀르키예 한국대사관, 적신월사(적십자) 등을 방문해 취재했다. 

중부일보는 총 10회에 걸쳐 ‘월드리포트 앙카라 학원의 기억과 기록’을 연재하며 참전 용사들의 생생한 증언과 현지 기록을 통해 한국과 튀르키예 우호관계의 원천을 재확인한다.  

 


군사박물관 정원에 전시된 거대한 크기의 대포 사진=강경묵기자
<3> 튀르키예, 한국전쟁을 기리다

국부 아타튀르크 훈련했던 군사박물관

한국전쟁 등 건국 이후 겪은 전쟁 소개

사람 3명은 너끈히 들어갈 것 같은 거대한 대포, 키를 훌쩍 넘기는 높은 창살과 생각보다 삼엄한 경비, 튀르키예 군사박물관(이스탄불 소재)의 첫 인상은 한국의 전쟁기념관 보다 더 무겁고 엄중했다.

이곳에는 1453년 오스만 제국(오스만 튀르크) 건국 이후부터 현재의 튀르키예 공화국까지 그동안 튀르키예군이 치러왔던 주요 전쟁에 관련된 유물이 소개돼 있다.

특히나 이곳은 튀르키예 공화국 국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가 훈련한 건물이라 더욱 튀르키예 사람들에게는 의미가 깊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아타튀르크는 ‘튀르키예의 아버지’라는 뜻으로 그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담아 튀르키예 사람들이 그에게 헌정한 성씨이다.

말 그대로 현재 튀르키예 사람들에게 국부로 추앙받고 있으며 박물관 뿐 아니라 튀르키예 곳곳에 아타튀르크의 초상화가 걸려있어 튀르키예에서 그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군사박물관 역시 건물 자체만으로도 튀르키예에서 중요성을 가지고 있다.

한국전쟁 또한 튀르키예가 치른 주요한 전쟁으로 꼽히고 있으며 하나의 전시장(정확히는 키프로스 전쟁과 같이)을 구성해 전시가 진행 중이다.


한국전 참전 튀르키예 여단의 사령관 타신 야지즈 준장 전시 섹션 사진=강경묵기자
 

지휘관·무기·전황개요도·메달 등 전시

거꾸로 진열된 태극팔띠 취재팀 바로잡아

중공군 격파한 김장량리 전투 총검 돌격

총검 형상 참전기념비 제작…전공 기려

전시 공간 중앙에는 타신 야지즈(터키여단 사령관) 등 한국전 참전 주요 지휘관을 소개하고 있다.

중앙을 둘러싼 각 벽면에는 한국전 당시 군인들이 사용했던 총, 칼 등의 무기와 전황개요도, 한국전 관련 사진, 한국에서 수여한 메달 등 관련 유물 300여 점이 전시돼 있다.


하산 후세인 딘츠튀르크 상사가 앙카라학원 교사들로부터 받은 기념품이 전시돼 있다. 사진=강경묵기자
또 참전용사 관련 유물을 전시한 한 섹션에서는 하산 후세인 딘츠튀르크 상사(10월 6일 중부일보 16면)가 앙카라학원 관계자들에게 선물 받은 기념품 등도 같이 전시돼 있어 반가움을 더했다.

특히 해당 섹션에서 한국의 치안대 터키군 참전용사에게 감사의 의미를 담아 선물한 팔띠가 눈길을 끌었다.

팔띠는 가운데 태극 무늬와 흐릿하지만 인장이 찍혀있고, 위아래로는 한문으로 치안대(治安隊)- 개천군 조양면 저리 저동(价川郡 朝陽面 苧里 苧洞)이라고 적혀있다.


한국전 참전용사 관련 유물, 거꾸로 뒤집힌 태극무늬 어개띠 취재진이 해당 사실을 알렸고 박물관 관계자는 곧 제대로 배치하겠다고 답했다. 사진=강경묵기자
하지만 튀르키예 사람들에게는 한문이 익숙치 않아서 였을까. 유물은 위아래가 뒤집혀 전시돼 있었고 취재진은 이를 박물관 관계자에게 알렸다. 박물관 관계자는 곧 제대로 배치하겠다고 답했다.

또 군사박물관 취재를 동행한 튀르키예 한국전 연구자 알리 데니즐리 교수(이스탄불 루멜리 대학 군사학 전공)를 통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됐다.

알리 교수는 전시된 유물 가운데 총검을 가르키며 용인에 조성된 튀르키예 참전 기념비의 형상이 해당 총검의 형상으로 제작했다고 전했다.


튀르키예군이 사용한 총검, 해당 총검은 용인 튀르키예 참전기념비의 모티브가 됐다. 사진 강경묵기자
기념비가 총검의 형상을 따와 제작된 이유는 튀르키예군이 한국전 김량장리 전투에서 총검돌격으로 중공군을 1:100의 교환비로 격파하는 혁혁한 전공을 올렸기 때문이다.

군사박물관 관계자(박물관 측에서 익명을 요구함)는 "한국전은 튀르키예 공화국이 건국하고 처음 외국으로 군대를 파병한 전쟁"이라며 "한국과 튀르키예의 관계는 그 우호가 깊고 형제의 나라여서 의미가 크다"며 한국전 전시에 대한 의의를 설명했다.

이어 "또 한국전에 사망한 순교자?(전사자)가 많아 그들을 기리는 의미도 있다"고 덧붙였다.

앙카라학원·유물 없어 아쉬움 남았지만

미전시 사진·기록 공개로 우호 보여줘

박물관 "국방부에 앙카라 문서 요청해"


취재진에게 앙카라학원 관련 사진과 기록을 설명 중인 이스탄불 군사박물관 관계자(박물관 측 요청에 따라 익명 처리) 사진=강경묵기자
꽤 많은 한국전 관련 유물로 그들에게도 한국전이 상당한 의미를 가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취재 중인 앙카라학원 관련 유물은 찾아볼 수 없었다.

다만 영화와 다큐멘터리 등으로 제작돼 알려진 ‘아일라(민자)’와 쉴레이만 대위가 함께 찍은 사진 그리고 몇몇의 당시 한국 아이들 사진이 전시돼 있다.

아쉬움 끝에 발걸음을 돌리려는 취재진에게 박물관 측은 고위 관계자의 방으로 초대해 전시되지 않은 앙카라 학원 관련 사진과 기록을 보여주며 앙카라학원에 대한 애정과 취재진에 대한 우호를 보여줬다.

박물관 관계자는 "박물관은 4년마다 전시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으며 추후 앙카라학원 관련 유물 확보 시 앙카라학원 전시가 추가될 수 있고 더불어 한국전 관련 섹션도 확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튀르키예 국방부에 앙카라 학원과 관련된 문서를 요청했고, 이에 대해 많은 자료가 산적해 있어 찾기 어렵지만 정리 중"이라고 말했다.

중부일보 취재팀=강경묵 문화부장·김용국 박사·용인외국인지원센터장·공익법인 아시아문화연구원장·안형철 문화부 기자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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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중부일보 - 경기·인천의 든든한 친구(http://www.joongb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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