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 of Peaceful Coexistence of Asian

아시안의 평화로운 상생을 꿈꾸다.

자료실

[경인일보] [월요논단] 한국과 튀르키예는 형제의 나라인가?

작성자 : 아시아문화연구원 날짜 : 23/04/04 16:39 조회 : 69

[월요논단] 한국과 튀르키예는 형제의 나라인가?

입력 2023-04-02 19:11

지면 아이콘지면

 

김구용국.jpg
김구용국 용인시외국인복지센터장·문학박사

10년의 세월이 흘렀다. 2013년 2월20일 주한 튀르키예 '무스타파 나지 사르바쉬' 대사를 수원 선경도서관으로 초청하여 '터키의 전통과 문화'강좌를 함께 진행하였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아시아 국가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나누기 위해 '다문화로 열어가는 아시아의 꿈'을 기획하였는데, 이 중 하나가 '터키의 전통과 문화'였다. 전 강좌를 관통하는 가치인 '인화(人和)'는 맹자의 '천시불여지리 지리불여인화(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구절에서 인용한 것이었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투어 추진한 '농어촌총각 국제결혼'과 고용허가제(EPS)의 시행으로 결혼이주여성과 이주노동자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시점이었다. 그러니 천시(天時)로 본다면 한국 내 이주민의 유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가 되었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한국 내의 여러 여건인 지리(地利)는 급격히 증가하는 이주민을 수용하기에는 녹록지 않은 환경에 있었다. 이에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이주민들의 문화교육과 이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문화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 선주민은 새로운 이웃을 맞이할 준비를 하자는 것이었고, 이주민은 한국 생활에 적응할 소양을 갖추어야 한다는 취지였다.

그러한 맥락에서 '터키의 전통과 문화'는 2002년 이후 돈독해진 튀르키예에 대한 이해를 돕는 자리였다. 그런데 '형제의 나라 터키의 전통과 문화'로 강의 명칭을 정하지 못한 이유가 있었다. 이미 2011년 1월 첫 강의의 제목이 '형제의 나라 몽골의 역사와 문화'였기 때문이었다. 여하튼 그러한 이유에서 당시에는 형제라는 명칭을 튀르키예 강의에 쓸 수 없었다. 이제야 돌아보니 형제는 오직 한 명이었어야 했는지 싶다. 

 

양국 역사·문화 기반 '인화' 중요
튀르키예 교과서 내용엔 없지만
'혈연적 유대' 가르친다고 한다


2013년 2월 강의로 튀르키예를 정하고 '무스타파 나지 사르바쉬' 대사를 만났다. 강의의 취지를 설명하고 역할을 분장하였다. '서로 양국의 친연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나는 튀르키예와 한국의 유사성을 중심으로 강의내용을 정하였다. 많은 자료를 모아 읽기를 거듭하면서 튀르키예에서 '한국은 형제의 나라'라 교육하고 있다는 내용을 접하였다. 이를 강의에 담았다. 한국과 튀르키예는 한층 가깝게 느껴졌다.

그렇게 10년의 세월이 흘러, 올 3월 초 튀르키예로부터 연락이 왔다. "튀르키예 교과서에서 한국이 튀르키예와 형제의 나라로 가르친다는 근거가 무엇인지"를 물어왔다. 그리고 "튀르키예 교과서에는 그런 내용이 없다"는 것이었다. 이로써 양국의 우호 관계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혈맹으로 발전되었는지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튀르키예에 대한 한국의 관심이 증가한 오늘날 맹자의 글을 인용하면 이렇다. 천시(天時)는 양국 우호증진의 시기, 지리(地利)는 양국 우호관계의 구축으로 비유된다. 그러니 양국 관계에 있어 상호 역사와 문화의 이해를 기반으로 한 인화(人和)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문화적 수용성 'K컬처' 되길 소망
더 많은 나라와 우애 돈독해지길


현재 확인된바 '한국은 튀르키예의 형제나라'라고 적시된 자료는 찾지 못한 듯하다. 그러나 적어도 튀르키예는 한국과의 혈연적 유대를 교육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 '한국이 튀르키예의 형제의 나라인 것이 아니라, 한국과 튀르키예가 형제의 나라인 것'이다.

현재 대한민국에는 다양한 나라에서 온 200만명 이상의 이주민이 거주하고 있다. 이주민이 증가만큼 대한민국이 이들 나라와 교류하고 협력하는 일이 증가하고 있다. 먼 이웃이 친구가 되고, 친구는 더욱 돈독해져 형제와 같은 사이가 되기도 한다.

이처럼 다름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오늘날, 나는 대한민국의 문화적 수용성이 K컬처의 한 분야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 '칸카르데시(피를 나눈 형제)'인 한국과 튀르키예처럼, 한국이 더 많은 나라와 형제의 우애를 다지고 돈독해지기를 기원한다. 한국과 튀르키예는 형제의 나라이다!

/김구용국 용인시외국인복지센터장·문학박사

 

<저작권자 ⓒ 경인일보 (www.kyeongin.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