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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일보] [월요논단]모든 혐오를 멈춰라. Stop Asian Hate!

작성자 : 아시아문화연구원 날짜 : 23/03/15 13:42 조회 : 97

[월요논단]모든 혐오를 멈춰라. Stop Asian Hate!

 

발행일 2021-04-05 제18면

 

아시아인에 대한 범죄 폭발적 증가
트럼프 행정부 반이민정책 도화선
코로나로 中에 대한 분노 극에 달해
중국인과 유사한 한국인 표적으로
美상황 걱정속 우리 현실 직시해야

 

김구용국
김구용국 용인시외국인복지센터장·문학박사

거짓말처럼 4월이 왔다. 앞다투어 피어날 꽃을 생각하면 설렐 법도 한데 새로운 달을 맞이함에도 우울증은 가라앉지 않는다. 연일 미국에서 발생되고 있는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범죄 때문이다.

지난달 16일 애틀랜타에서 벌어진 총기사건은 미국 내 아시아인들에 대한 혐오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 사건으로 한국인 4명을 포함한 8명의 무고한 생명이 목숨을 잃었다. 희생자 중 7명이 여성이며 이 가운데 아시아계 여성이 6명이었다. 총기사건 이후 애틀랜타를 비롯한 미국 전역에서 아시아계에 대한 혐오를 멈춰야 한다는 시위가 연일 지속되고 있다. 시위대는 "아시아계를 향한 증오를 멈춰라", "아시아인들은 바이러스가 아니다"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범죄는 가히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중국의 우한에서 '코로나19' 발생이 알려지면서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인들에 대한 경계심과 증오가 백인중심의 국가들로 확산된 듯하다.

이렇듯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범죄가 날로 증가하고 있는 것은 트럼프행정부의 반이민정책이 도화선이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행정부는 'Alien'으로 규정했고, 트럼프는 이주민을 향하여 '살인자', '범죄자'의 프레임을 씌웠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쫓아내야 한다(the hell out of our country)"라는 연설을 최소 43회 이상 하였다. 트럼프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중국 바이러스', '쿵 플루(Kung-flu: 중국 무술 쿵푸와 플루의 합성어)'로 지칭하면서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거부감은 극에 달했다. 그러니 결과적으로 트럼프행정부의 반이민정책과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대응은 중국에 대한 분노와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를 키웠고 코로나19의 상황이 악화되면서 극에 달하게 되었다.

세계 최대강국인 미국이지만 의료복지에 취약한 점도 아시아인에 대한 분노를 키운 원인으로 보인다. 미국인들은 이상 증상이 있어도 코로나 검사를 받고 치료하는 것을 엄두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었다고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중국인에 대한 분노는 아시아인 전체로 확대되었다. 이에 중국인과 유사한 한국인들이 표적이 된 것이다.

총기사건 이후 빌 드 블라시오 뉴욕 시장은 "아시아계 미국인을 향한 테러에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애틀랜타를 방문한 조 바이든 대통령도 연설을 통해 "침묵하면 공범이 된다.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너무 많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거리를 걸으며 걱정하고, 매일 아침 그들의 안전이 위태롭다고 느끼며 하루를 시작한다"고 하였다 한다.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개선하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애틀랜타의 총기사건은 미국 내 인종차별주의의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아시아계 미국인을 중심으로 지속되고 있는 시위현장에서 "Unite Against Sexism & Racism!(성차별과 인종차별에 대항하여 단결하자)", "Stop Anti-Asian Racism NOW.(지금 당장에 아시안 인종차별을 중단하라)"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미(美) 유엔대사는 "나는 인종차별의 추악한 얼굴을 안다. 인종차별 속에 살아왔고 경험해왔다. 그리고 인종차별에서 살아남았다"면서 증오범죄의 심각성을 거론하였고 백인우월주의의 해체를 촉구했다고 한다. 그런데 미국 내 아시아인을 혐오하는 흑인들도 적지 않은 듯하다. "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를 외치면서 아시아인을 폭행하는 흑인들의 이율배반적 태도는 이해할 방법이 없다.

해외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범죄도 걱정이 크지만 우리의 현실도 직시해야 한다. 저소득, 저학력, 고령일수록 문화수용성이 낮다고 하는데 한국인의 다문화 수용성은 낮았고 '다른 인종의 이웃에 대한 거부감'은 높았다. 이를 입증하듯 국내 모 대학의 의대생이 수업 도중 강의를 하던 외국인 교수에게 "난민이냐?"고 물었다 한다. 이를 어쩌란 말인가? 얼마 전 호주에서는 한국계 임산부에게 인종차별 폭언도 있었다고 한다. "중국으로 꺼져, 일본놈아" 웃어야 하는지 울어야 하는지 모를 노릇이다. 모든 사회에서 모든 형태의 혐오를 멈춰야 한다.

/김구용국 용인시외국인복지센터장·문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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