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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일보] [문화와 삶] 누가 한국인인가? 어떤 한국인으로 살 것인가?

작성자 : 아시아문화연구원 날짜 : 23/03/15 13:36 조회 : 70

[문화와 삶] 누가 한국인인가? 어떤 한국인으로 살 것인가?

  •  입력 2020.07.30 21:30
 

"누가 한국인인가?" 이 물음을 품은 지 오래다. 만일 "한국인은 단일민족이고 동일한 문화를 가지고 있다."라고 생각한다면 답을 찾기 어렵다. 돌아보니 한국인이 생각하는 한국인에 대한 개념과 정의도 그리 명확해 보이지가 않는다.

민족(民族)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일정한 지역에서 오랜 세월 동안 공동생활을 하면서 언어와 문화상의 공통성에 기초하여 역사적으로 형성된 사회집단."이라 하였다. 대개는 인종, 종교, 언어 등의 동질성이 확인되어야 같은 민족이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한민족(韓民族)은 어떠한가? 한반도에 인류가 거주하였던 역사를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한반도에서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 모두 단군의 후손은 아니다. 그리고 어쩌면 단군(檀君) 또한 한민족(韓民族)만의 조상은 아니다. 한국어의 문법체계가 같은 것도 아니다. 전통문화의 풍속이 동일한 것도 결코 아니다. 종교에 있어서도 단일 종교가 아니다.

다양한 한국인의 증가

한편 영어 Korean은 한국인으로만 번역되지 않는다. South Korean은 한국인(대한민국), North Korean은 조선사람(북한), Korean-American은 재미교포, Korean-Japanese는 재일교포, Korean-Chinese는 조선족, Ethnic Koreans in Central Asia는 고려인이라고 부른다. 그러니 Korean은 한국인만이 아니다. 그리고 세계 각 지역의 Korean이 사용하고 있는 한국어도 같은 자음과 모음을 사용하고 있지만, 언어체계도 이미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UN 보고서에 의하면 2013년 국경을 넘어 국가 간 이동을 한 사람들의 숫자는 31억 명에 달한다. 그리고 2030년 64억 명의 인류가 국가 간 이동을 할 것이라 예측된다. 이러한 통계와 예측은 이제 태어난 나라가 ‘공부를 하고, 직장을 잡고, 결혼을 하고, 죽음을 맞이하는 장소’가 아닐 수 있다는 시대의 변화를 담고 있다. 많은 한국인이 해외로 나갔고, 그보다 적은 외국인들이 한국으로 들어왔다.

한국에는 어떤 한국인들이 살고 있는가? 1985년 인구 통계로 보면 275개의 성씨 가운데 외래성씨는 136개에 달했다. 아마 이 정도의 통계만으로도 놀라워할 한국인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2015년의 통계를 보면 현재 한국인의 성씨는 무려 5,582개에 달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도 하씨(하일) 하일, 독일 이씨(이참)를 비롯하여 구리 신씨, 분당 라씨, 용인 민씨, 수원 박씨 등 30년 만에 5,300개의 성씨가 증가했다. 즉 한국인은 아직 형성되어 가는 과정에 있다. 여러 나라 출신의 한국인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으로

그렇다면 다양한 배경의 한국인들이 증가하는 상황 속에서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새로운 한국인들의 사회통합일 것이다. 선주민에게는 문화적 수용성이 필요하다. 이주민에게는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와 적응력이 필요한 시대이다. 그러니 일방적인 동화주의는 한계가 있다. 그렇더라도 다양한 문화의 한국인을 하나로 묶어줄 공통된 정체성의 형성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어느덧 본격적으로 이주민이 유입되기 시작한 지 30여 년이 넘었다. 그간 대한민국의 다문화정책도 많이 발전하였고 문화적 수용성 역시 많은 부분 개선되었다. 이제 다양한 한국인들이 대한민국에 애정을 가지고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진정으로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다.

김구용국 문학박사·용인시외국인주민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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